프로이트와 정신분석학, 그리고 심리학과의 애증관계

2016-01-21 Kenny Suh 회의주의 과학이야기 Skepties

많은 이들은 심리학자라고 하면 프로이트나 융을 떠올립니다. 그들이 주장한 무의식이라는 개념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들리기도 하거나와, 미디어 매체에서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기에 정신분석학을 심리학의 대표주자 정도로 보거나, 더 나아가서 아예 심리학의 원조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다수 존재하지요. 실제로 저는 정신분석학을 심리학 그 자체로 보는 사람들을 몇몇 보았습니다. 하지만 과연 현대심리학에서 정신분석학의 지위는 어느정도 될까요?

[빌헬름 분트]

현대 심리학의 역사는 19세기 말, 심리학의 아버지라 여겨지는 빌헬름 분트의 최초의 심리학 실험실에서 시작합니다. 이 때가 1879년이었죠. 그렇습니다. “실험실”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심리학은 과학으로써 출발했습니다. 반면에 프로이트가 “정신분석”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연도는 1896년으로 시기상으로 더 늦습니다. 즉, 심리학은 나중에 편입하려는 시도를 했을지는 모르나, 애초부터 정신분석학과는 무관하게 존재했었죠.

[지그문트 프로이트]

“하지만 프로이트의 이론이 심리학에 영향을 미친건 맞지 않나요?”

옳은 소리입니다. 프로이트의 정신역동적 이론은 신선한 충격이었죠. 하지만 그 사실이 프로이트와 정신분석학을 심리학 그 자체로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심리학은 과학으로써의 정체성을 가지고 탄생했습니다. 이 말인 즉슨, 과학적 방법론을 통한 실험으로 가설을 테스트 할 수 있어야 심리학으로 인정받았다는 뜻이죠. 정신분석학은 그것이 불가능합니다. 정신분석학의 근본인 무의식, 자아, 초자아는 현재 어떤 방식으로도 측정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정신분석 임상가들은 이 개념들이 당연히 존재한다는 믿음 하에 환자를 치료하려 하고 있죠. 그래서 정신분석에 기반한 과학적 실험이란, 신의 기적을 과학적으로 증명한다는 만큼이나 모순적인 문장입니다. 물론 정신분석 치료가 플라시보 이상의 효과를 보여주는것은 사실이나, 현재 행해지는 다른 치료에 비해서 효율면에서 급이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예를 들어, 행동주의 기반의 치료는 환자의 이상 행동을 교정하기위해 행동치료를 실시한 후, 이 치료가 실제로 이상행동의 감소에 영향을 주었는지 테스트를 해봅니다. 치료를 하다 이상행동이 감소하면 중간에 일정 기간동안 치료를 중단하고 이상행동이 다시 증가하는지 확인하는 식으로요. 그렇기에 효과가 상당히 빨리 나타납니다. 하지만 정신분석치료의 경우에는 몇년씩 치료를 지속하는것은 흔한 편이죠. 치료를 하다 증세가 나아지면 정신분석치료가 효과가 있었던 것이고, 증세가 나아지지 않으면 좀더 장기간의 정신분석이 필요하다는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무의식이라는 반증불가능한 개념때문에 실험이 불가능하고, 그러므로 체계적으로 환자를 치료한다는것 자체가 먼나라 이야기입니다. 그렇기에 정신분석학은 사례연구 (Case study)와 더 관련이 큰 편입니다.

현재 정신분석학은 현대 심리학에서 찬밥신세입니다. 실험 자체가 성립이 안되니 연구를 하려 해도 할 내용이 없거든요. 마치 현대 의학에서 한의학을 바라보는 시선과 같다고 할까요. 일반적으로 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정신분석학을 따로 배우는 경우는 없습니다. 발달 심리학이나 임상심리학 분야에서 조금은 배우겠지만, 독립된 학과가 존재하지 않아요. 그나마도 프로이트와 그의 이론이 가진 한계에 대해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죠. 그나마도 프로이트는 양반이었으니, 칼 융의 이론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의 주장은 거의 언급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애초에 신비주의와 종교를 심리학에 도입시키려 했으니 당연한 결과였죠. 그렇게 프로이트라는 비범한 인물의 이론은 과학의 도마위에 올라 비판이라는 칼질을 견디지 못하고 사그러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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