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켈라두스의 간헐천은 커튼 형태로 분출된다
주장: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의 남극 간헐천은 단순한 제트 분출이 아니라 커튼 형태의 분출을 하는 것이 관측되었다. 따라서 엔켈라두스는 기존 계산보다 더욱 많은 양의 물질을 잃었을 것이다. 엔켈라두스가 이러한 추세로 46억 년 전부터 분출했을 리가 없으니 엔켈라두스를 포함한 태양계는 훨씬 어릴 것이다. 하지만 과학계는 이러한 사실을 숨긴다.
원문: http://kacr.or.kr/library/itemview.asp?no=6169 http://crev.info/2015/05/its-curtains-for-enceladus/
답변: 이는 해외 창조과학 사이트의 글을 번역해 온 것인데, 한국창조과학회의 인용부호가 이상하다. 한국창조과학회의 번역본은 "분명히 매우 많은 양의 물질들이 분출되고 있음"이 실제 Nature 논문에 있다고 인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창조과학회가 번역하기 전의 창조과학 글 원문에서는 분명히 주어만 인용을 해 온 것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해당 Nature 논문에서도 한국창조과학회가 제시한 인용구 전체는 찾아볼 수 없다. 애초에 "Nature 지의 논문은 명쾌하게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앞에서 서술하고 있고, 한국창조과학회가 제시한 인용구는 명쾌하게 언급하고 있으므로, 오히려 한국창조과학회가 번역한 문장은 자기모순적이다. 이는 영어 원문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결국 한국창조과학회는 단순한 오타를 냈거나 의도적인 왜곡을 저지른 것이다. 만일 의도적인 왜곡이라면 마치 지들 주장이 해당 Nature 논문에 떡하니 적혀있는 것처럼 쌍따옴표 위치를 바꾼 것이다.
물론, 이런 의심만으로 창조설자의 주장을 논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창조설자들은 왜 실제 해당 논문에서는 자기들 주장의 반박이 나온다는 사실을 꼭꼭 숨기는 걸까? 쉽게 설명해서, 기존에 보였던 어마어마한 분출들은 약한 커튼형 분출들이 겹쳐 보여서 착시를 일으킨 결과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논문은 초록에서도 엔켈라두스 분출의 착시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러한 착시 현상을 밝혀낸 것이 이 저자들의 업적이다. 이는 분명히 엔켈라두스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뒤집는 것이다. 하지만 창조설자들이 원하는 방향과는 정반대다. 기존의 어마어마한 제트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과격하고 무시무시한 엔켈라두스 모형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러한 어마어마한 제트가 고작 착시 현상에 불과했다면?
필자는 천체물리학 비전공자라 이 분야에 대해 문외한이다. 하지만 학계 동향을 알아보기 위해 이 논문을 인용한 arXiv 논문을 찾아냈다. 이 arXiv 논문은 해당 Nature 논문과 다른 최신 연구결과들을 종합해서 엔켈라두스 분출이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오히려 '덜' 격렬해 보인다고 적고 있다. 관찰된 엔켈라두스 분출이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작은 규모일 수 있다는 것도 계산해놨다.
창조설자의 글은 엔켈라두스의 45 억 년 분출에 대해 어떠한 계산도 제시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상식적으로 엔켈라두스가 오랜 시간 동안 분출하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면, 그 이유를 조목조목 제시했어야 한다. 보통 드는 이유는 45억 년 동안 그러한 분출이 유지가 되는 메커니즘을 모른다는 것이다.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면 최소한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창조설자는 고작 무지에 의거한 논증이나 펼치고 있다. 그들이 항상 앵무새처럼 떠드는 것은 "내가 모르면 신이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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