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학을 비롯한 과학에 대해 이야기 하기 위해 필요한 단어의 선택

2016-02-05 neurosum 회의주의 과학이야기 창조과학

일반인들에게 과학은 진입장벽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실제로 과학자 역시도 자신의 분야를 벗어날 경우 모르는 것들 투성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과학자들끼리의 경우, 논문을 읽으면서 서로의 연구를 이해하고, 학회발표를 통해 이런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대중들에게 과학자들이 알려줄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인 경우가 많고, 대중성을 추구하는 과학자들은 대체로 이런 설명 능력이 탁월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창조과학회와 같은 사기꾼들의 타겟은 과학을 잘 모르는 일반인인 경우가 많고, 그런면에서 사람들간의 올바른 대화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가장 필요한 것은 올바른 단어의 정의를 알고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보며, 창조설자의 경우, 이런 단어를 혼용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런면에서 오늘은, 단어의 정의에 관해서 조금 짚어보고자 합니다. 창조설, 창조주의, 창조론의 단어에 대해서는 스켑티즈의 다른 글을 추천드립니다.

진화, 소진화, 진화론, 진화학, 진화주의, 사회진화론 등등.

기본적인 부분은 잘 모르는 사람에게 알려주는 진화학과 창조과학에 관한 사실들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창조설자들은 대화에서 진화, 진화론, 진화학, 진화주의, 사회진화론, 지질학을 비롯한 기타 과학을 모두 진화론이라는 이름 하에 뭉뚱그려져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식의 혼용은 사실상 사람들의 혼란을 불러일으키며, 실제 단어의 의미마저 헷깔리게 만듭니다. 그래서 각각의 단어의 의미와 사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화 (관찰되는 현상) *피어리뷰를 통해 수정되었습니다.

과학계에서 진화의 의미는 몇가지로 쓰이는데,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하자면 "종분화를 통해 생물의 다양성이 증가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은 관찰이 되므로, 과학계에서 진화 자체는 "명백한 사실" 혹은 "관찰되는 자연현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정의는 집단 유전학의 대립 유전자 빈도의 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앞의 정의를 포함하며, 앞에서 말한 정의에 종내의 변화를 포함한다 할 수 있겠습니다.

생물학적 진화가 사실로 규명되기까지의 과정은 새로운 스켑티스 글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 "진화"라는 단어는 보통 아래의 그림과 같이 생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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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reth / Pixabay

물론 이 그림은 진화의 과정들을 하나하나 나타낸다는 점이나 쉬운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점등의 장점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진화에 대한 오개념을 줄 수 있는 그림이기도 합니다. 이것 때문에 마치 원숭이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호모 하빌리스로, 네안데르탈인으로, 현생인류로 변하는 것이 진화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이는 창조설자들이 자주 묻는 질문인 "원숭이가 사람으로 진화되었다면 왜 원숭이가 있나요?"의 원천이 됩니다. 이러한 오개념은 사실 19세기 다윈 시대부터 있었으며, 그당시 종의 기원을 안 읽은 사람들이 다윈을 원숭이로 풍자해서 그린 그림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창조과학회에서는 마치 초기 진화론에서는 그런식으로 말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도 원숭이가 사람이 된다는 주장따위는 하지 않습니다. 이는 순전히 진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에 의해 생겨난 오개념일 뿐입니다. 진화 자체의 개념은 그 당시부터 이미 잡혀져 있었고, 현대진화학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종'의 정의가 세분화되고, Rapid Evolution들이 관찰되면서 이것이 "관찰되는 자연현상"으로 밝혀진 것 뿐입니다. 그러므로 아래 그림을 항상 잘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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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에 대한 또하나의 오개념은 진화가 개체에서 정의된다는 착각입니다. 진화는 개체군에서 정의되는 현상으로서, 일반적으로 집단 유전학과 함께 연구가 되는 부분입니다. 앞과 마찬가지로 이것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개체군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개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다른 것은 일반적이며, 여기에 관해서는 나중에 새로운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인 진화의 메커니즘은 변이에 의한 다양성 증가, 이주나 유전적 부동에 의한 유전자풀의 빈도 변화, 그리고 자연선택에 의한 분단성 선택이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관찰되었으며, 현재는 전과정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일부 창조설자들은 진화가 진보라 주장하며, 마치 새로운 것이 생겨야만 진화이고 나머지는 퇴화다라는 식의 엉터리 주장을 펴기도 하는데, 이것도 역시 오개념 중 하나입니다. 진화는 정의에서 보듯 다양성의 증가라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퇴화도 진화의 일부입니다. 퇴화라는 방식으로 통해 다양성이 증가하므로, 퇴화 역시도 진화의 일부가 되는 것이죠.

소진화 (관찰되는 현상, 현재는 진화 개념에 포함) *피어리뷰를 통해 수정되었습니다.

과학계에서 소진화(microevolution)라는 단어는 매우 오래되어 더이상 사용되지 않는 단어에 가깝지만, 본래의 의미는 종 내에서 일어나는 진화 현상을 의미하며, 이것을 대진화에서 구분짓는 것은 "종"의 개념입니다. 과거의 종의 개념은 형태학적인 부분에 기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고, 종의 개념이 생식 가능에 의해 재정의되었으나, 이것은 유성생식을 하지 않는 종들이나 식물등에서 통용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종의 정의 자체가 상당히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습니다. 물론 이런 기본적인 종의 개념은 진화 연구에 큰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소진화는 인정하나 대진화는 인정하지 않는다라는 주장은, 현대과학에 한참 동떨어진 과거시대 유물을 끌어안고 있는 행동이나 다를바가 없습니다. 현재는 과거에 정의되었던 대진화 자체도 관찰이 가능하며, 그런면에서 소진화와 대진화 둘다가 관찰이 되는 현상인 것이므로, 이는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와 비슷한 주장이 됩니다.

진화론/진화이론=> 진화학 (증명된 이론/학문)

진화론증명이 된 과학 이론이자 학문으로서, 현재는 진화론이라는 단어보다 "진화학"이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합니다. 증명된 이론이 갖는 포괄성을 통해 새로운 학문을 개척한 것은 비단 진화학 뿐 아닌 세포학이나 유전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진화학이 증명되는 과정은 진화 현상의 관찰과, 진화현상을 뒷받침하는 화석을 비롯한 근거들, 그리고 이론의 포괄성을 갖추었기 때문이며, 이와 비슷한 것으로는 "세포이론"이 있습니다. 현재 이것은 주로 "세포 생물학"이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사실 창조설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진화론"인데, 그들의 말을 자세히 들어보면 그들의 정의에 따른 "진화론"은 생물학 뿐 아니라, 천문학, 지질학, 핵물리학, 생화학(화학진화)을 비롯해 다양한 학문에 걸쳐 있는 것이라 주장하며, 그 내용조차도 진화현상과 진화론(진화이론), 뒤에 설명할 진화주의까지 다양한 부분을 포함하는 것으로 재정의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크나큰 오개념으로서, 마치 진화론이 모든 것의 기원을 설명해주는 것이라는 착각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때로 진화와 진화론의 차이를 이해하는 일반인들조차도, 마치 진화론이란 최초의 생명체로부터 우리가 나오기까지의 진화과정을 설명한 이론이라 생각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정확히는 이런 생명 나무는 진화학의 일부에 불과하며, 사실 진화학 자체는 이 진화 현상의 원리와 그 속도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현대에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며, 이 분야의 핫한 주제는 진화의 속도 변화를 결정하는 요인, 진화의 방향을 결정하는 요소로서 이것들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들이 있어오고,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생명 나무는 이러한 연구의 부산물이자, 진화의 과정 연구를 통해 알아낸 연구의 결과물로서, 유전학의 발달과 함께 점점 더 정확해져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람들의 착각중 하나는 진화론이 생명의 기원에 관한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인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생명의 기원은 생화학의 한 분야인 화학진화에서 다루는 개념이며 진화학은 생명의 역사를 다루는 학문으로서 사실상 생명의 기원과의 관계는 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의 진화학은 사실상 유전학과 함께 발달하고 있는 상황이며, 서로 수많은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진화학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유전학은 집단 유전학으로서 제가 매년 참석하는 학회인 ASHG(American Society of Human Genetics에 가면 이 분야에 관한 포스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화학진화 (생화학의 한 분야, 생명의 기원 연구, 진화학에 포함되지 않음)

창조설자들의 대부분은 화학진화가 진화학의 일부분이라는 오개념을 갖고 있습니다. 화학진화는 진화학에 포함되지 않으며, 생화학에 속하는 생명의 기원 연구로서, 진화학과는 달리 아직 현상 자체를 연구중입니다. 생명의 역사를 알려주는 진화의 과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최초의 생명이 어떻게 생겨났느냐에 대한 이론인 화학진화는 현재 몇가지 밝혀진 이론들과, 몇가지 불분명한 부분이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화학진화 중에 현재 밝혀진 부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유기물의 생성: 밀러-유리 실험과, 2015년의 레이저 RNA 합성 실험이 있습니다. 2) DNA와 단백질의 생성: RNA월드 3) 막의 형성: 코아세르베이트를 비롯한 기본적인 부분 (다양한 연구가 진행중입니다) 4) 생명의 기원 장소: 연구중

원시 유기물의 생성은 어느정도 발견이 된 상태이고(밀러 유리 실험에 오류가 있다는 주장은 거짓이며, 창조과학회의 주장과는 달리 원시 대기는 환원성이었고, L형 아미노산에 대해서는 새로운 글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DNA가 먼저냐 단백질이 먼저냐라는 질문 역시 이미 해결된 질문입니다. RNA월드라는 "정답"이 있습니다.. (Ribozyme과 RNA dependent RNA polymerase : pi6계열) RNA World는 증명된 가설로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화학진화는 진화와는 달리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이것이 결코 창조설처럼 허황된 설명같은 것은 아닌 이유는 이렇게 중요한 증명된 이론들에 의해서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며 수많은 과학자들이 지금도 이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화학진화와 진화이론을 포괄하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들을 묶기 위해선 우선 생화학과 진화생물학이라는 전혀 다른 분야들이 결합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화학진화가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해서 진화학을 공격하거나 할 수 있는 근거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진화주의 (사상)

앞의 개념들과는 다르게 진화주의는 사상이며, 과학에서 사용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이것은 사실 창조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진화론"의 개념과 비슷한데,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진보"로 표현한다던가, 과학에서 사용하는 의미로서가 아닌 일상에서의 "우연"의 개념을 이용해서 원인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진화주의는 진화학의 개념과 오개념을 일부 이용하기도 하며, 이것이 오개념을 사용하지 않고 사상적으로 발전할 경우 무신론과 관련될 수 있으며, 오개념을 사용할 경우 아래에서 설명하는 사회진화론과 관련이 있습니다. 진화적 유신론의 경우 진화주의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며, 이는 과학이 아닌 사상적인 부분이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진화주의는 진화론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진화주의를 향한 공격을 하면서 과학의 진화학을 공격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행동입니다.

사회진화론,우생학 (사상, 유사과학)

사회진화론 역시 진화론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는 사실상 진화론에 대한 오개념들이 많이 들어있는 사회적 사상으로서, 진화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진화학에서는 오히려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는 종내 경쟁을 강조하는 등, 상당히 진화학과는 거리가 있는 것입니다. 일부 창조설자들은 "진화론은 사회진화론과 과학진화론으로 나뉘어진다"라는 주장을 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진화론은 생물학에서 사용하는 용어이며, 이는 사회진화론과 거의 관련이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사회진화론은 진화론에 의해 생겨난 것이 아니라, 진화론에 대한 오해에서 생겨난 것인데다가, 아주 일부 단어들을 빼와서 사용한 경향이 있습니다.

우생학은 진화론에 포함되지 않으며, 완전히 진화와 동떨어진, 유사과학입니다. 우생학은 오히려 우성과 열성을 갖고 누군가 우월하다는 주장을 하던 일부 초기 유전학과 더 관련이 있으며, 이것은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진화의 개념과 완전히 상반된 주장입니다. 그러면 과연 진화학이 우생학의 아이디어가 되었던 것은 사실일까요? 진화학이 처음 시작한 해는 바로 다윈의 종의기원이 출판된 해인 1859년입니다. 만약 진화학이 우생학을 생기게 하는 아이디어가 되었다면, 우생학은 진화학이 생긴 1859년 이후에 첫 아이디어가 구상되어야 했을 것입니다. 우생학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우생학"이라는 용어가 종의기원을 읽었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한 사람의 주장에 의해 생기기는 했지만, 이것이 진화때문에 생겼다고 주장하는 것은 마치 히틀러가 성경때문에 전쟁을 일으켰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정도이며, 다들 아시듯 사회진화론은, 이름만 진화론일 뿐, 진화학과는 아무 관련없는, 진화를 이해하지 못한 자들이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다윈이 타임머신을 타지 않았다면, 그리스 시대에 존재하던 우생학적 사고방식이 과연 진화때문이라는 것은 큰 오류입니다. 결론적으로 우생학이 진화학에게 받은 영향은, 사회진화론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진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에 잘못 이해해 만들어졌다는 것 뿐입니다. 이것은 마치 히틀러가 성경을 자기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해 왜곡해 사용한 것과 비슷한 것으로, 사실상 진화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우생학에 의한 인종차별도 같은 맥락입니다. 인종차별의 시작은 식민지 시대에서 시작하여 미국의 독립전쟁때에도 있었으며, 미국의 남북전쟁을 끝으로 노예제가 종지부를 찍으면서 끝나게 되겠죠.다들 아시듯 1783~1865년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독립전쟁부터 남북전쟁 끝까지) 다윈이 타임머신을 타지 않았다면 인종차별이 진화에서 나왔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할 수 없겠죠. 뭐 그리고 만약 1959년부터 65년까지가 차별의 역사라고 억지를 부린다면, 우리는 가벼운 사실을 알려주면 됩니다. 남북전쟁에서 노예제를 옹호한 것은 바이블 벨트에 해당하는 남부이며, 이들은 현재 남침례교의 기초가 되는 집단입니다.

진화학에서 사용하는 개념과 사용하지 않는 개념들

진화학에서 사용되는 단어 중 많은 사람들이 잘못 사용하는 개념들이 많습니다. 이런 점에 대한 오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단어가 진화에서 사용되는지를 정확하게 구분해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대중의 경우 "적자생존"이라는 단어에 대해 잘못된 이해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고, 창조설자들은 전혀 관련없는 "약육강식"같은 것을 끼워넣기도 합니다.

적자생존 (사용하나 오개념이 많음)

적자생존의 의미는 살아남은 자들이 적자이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적자만이 생존한다라고 오해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것은 원래 명제의 으로서 항상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적자생존을 통해 살아남은 생명체들은 자연선택 뿐 아니라 유전적부동의 영향 역시 받으므로 항상 환경에 대한 최적합성 개체군은 아니며, 진화의 정의상 높은 다양성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망막의 장단점에 대한 스켑티즈의 다른 글 은 이러한 다양성의 사례를 잘 보여줍니다. 이 적자생존의 의미가 왜곡되어 위의 우생학이나 사회진화론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이런 것은 하나의 종이 아닌 다수의 종의 경우에만 성립하므로 이것 역시도 잘못된 적용입니다. 운자생존이라는 주장은 진화학에서 사용되지 않으며 잘못된 개념으로서 적자생존에 대한 오개념 때문에 생긴 단어입니다.

결론적으로 적자생존에 필요한 생존경쟁은 오늘날의 경쟁사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라고 말해도 무방한 것입니다. 그나마 우리가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오래 살자. 죽지말고 자손을 많이 남기자.정도가 될 수 있으므로 어쩌면 자살방지 캠페인의 문구로 사용될 수도 있는 것이겠죠.

도태 (사용하나 단순한 방향성이 아님)

도태는 자연선택에서 밀려난 종의 개체군이 절멸하거나 다른 변화를 거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첫번째의 경우 교과서에서도 잘 설명하듯, 목이 짧은 기린들은 다 죽는것과 같은 현상을 말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두번째로, 이들 역시도 각자의 생존 전략에 의해 다른 생태학적 지위를 찾아 생존이 가능하다는 점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목이 짧은 기린의 경우 달리는 속도가 빠른 개체군들쪽으로 선택이 일어나는 기린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화가 일어난 케이스가 있습니다. 사실상 대부분의 생명체는 바로 이 두번째 과정을 거치면서 생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연/무작위 (사용하나, 일상적 의미와는 완전히 다름)

앞서 다른 글에서 사실상 진화는 우연과 관련이 없다.라는 글을 쓴적이 있는데, 이것은 우연의 정의가 일상의 우연일때에 한하며, 과학에서 사용하는 무작위성에 대한 내용이라면 그 답은 약간 달라집니다. 이점에 대해서는 상당히 긴 글이 될 것으로 예상되어 나중에 새로운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약육강식 (사용하지 않으며, 사실상 진화와 반대)

약육강식은 사실상 진화와는 무관한 개념입니다. 이는 생태학에서 먹이사슬과 관련된 단어로서, 생태학적 지위가 다른 생명체끼리의 상호작용에서 사용됩니다. 생태학적 지위가 같은 생명체에서 일어나는 것이 경쟁이며, 개체군 유전자풀의 빈도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 진화입니다. 만약 약육강식을 이런 생명체들에게 적용하면 이는 사실상 진화와 반대 개념이 되어버리는데, 이는 개체군이 획일화됨으로서 다양성이 감소한다는 주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진화는 약육강식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진화론을 "믿는다"라는 표현이 잘못된 이유

창조설자들을 비롯해 대중의 일부도 때때로 "진화론을 믿는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진화론은 증명된 과학이론입니다. 진화가 사실이라는 것은 관찰된 사실이며, 진화이론을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생명나무를 포함한 모든 과학적 결과를 수용하는 것을 우리는 진화를 이해한다.라고 말하며, 진화학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없지만 진화학의 과학 결과들을 신뢰하는 것은 진화학을 수용한다. 혹은 받아들인다.라고 표현해야 합니다. 진화학은 여타 다른 과학과 마찬가지로 "반증"가능성을 포함하며, 현상이 관찰마저 되므로 종교성은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믿는다"라는 표현은 틀렸으며, 자제해야 합니다.

진화를 받아들이는 데에는 그 어떤 신념도, 믿음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 자체로 관찰이 되고, 재현마저 가능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진화라는 것은 가치중립적 사실이며,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사실판단에 기초합니다. 그러므로 창조설자들이 사용하는 "진화론의 전도사"라는 말 역시 틀린 말입니다. 과학을 "전도"한다는 주장은 예를 들면 "오늘 가게에 옷을 신고 갔다"라고 쓰는 식이죠. 과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과학적 사실을 말해주는 것은 전도와는 다른, "교육"이라고 불러야 할 것입니다.

진정한 과학적 탐구는, 가설을 증명하고, 증명된 가설들이 또한번 검증되고 포괄성을 띄게 됨으로서 이론이 되며, 그 이론이 증명되고 관찰이 되는 모든 과정을 포함합니다. 과거 과학자들은 추리소설에서 나오는 명탐정들처럼 계속 증거들을 수집하고 찾아냄으로서, 이 진화라는 과정을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현재 진화는 이렇게 관찰까지 된 사실이기에, 우리는 진화를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입니다.

진화론적 VS 진화적?

수많은 창조설자와 대중들의 글은 다음과 같은 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진화론적 관점" "진화론적 논리" "진화론적 의견" "진화론적 설명"

이 단어들은 잘못된 단어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진화론(현재는 진화학)은 증명된 과학이론이자 학문으로서 가치중립적인 것입니다. 이것을 헷깔려서 진화주의와 혼동하게 될 경우, 저런 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여기에는 또한가지 어패가 있습니다. Evolutionary를 "진화적"이 아닌 "진화론적"으로 번역하는 문제입니다.

사실 Evolutionary는 '진화에 의한' '진화적'이 올바른 표현으로서, 대부분의 경우 진화에 의한 결과로 생긴 것이거나, 진화과정중의 관계에 대해 표현하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단지 진화학 이론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생명 나무에서의 거리나, 진화 생물학에서의 데이터를 나타낼 때에는 진화적을 사용해야 합니다. 심지어는 Theory of Evolution(진화론)의 "이론"부분에 대해서 reference를 할 때에도, 이것이 학문이 됨에 따라 "진화학적"이 좀더 올바른 표현이 됩니다.

그러므로, 올바른 표현은 진화적, 혹은 진화학적이 되어야 하며 "진화론적"은 사용하지 않을 것을 당부드리고자 합니다.

진화론자라는 단어는 존재하는가? *피어리뷰를 통해 수정되었습니다.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포론자나 중력론자, 상대성 이론자가 없는 것처럼 진화론자라는 단어를 정의할 수 없습니다. 외국에서 사용하는 Evolutionist는 Evolutionism(진화주의)에서 나온 것으로, 진화론과는 사실상 크게 관련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피어리뷰를 해주신 지인분에 따르면 Evolutionist라는 단어는 학자들도 실제로 사용하는 단어라고 하며 사실 진화학자들의 총칭정도라고 합니다. 이럴 경우, 비록 관습적인 단어인 이것의 번역에 대해서 여러가지로 다르게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 여전히 과학이론에 "자"를 붙이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진화학자를 사용하는 것이 나은 것으로 보입니다.

창조설자처럼 한가지 유사과학을 주장하는 것과는 다르며, 진화론 자체는 과학이론이므로 여기에 "자"를 붙인다고 해서 과학이론의 지지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진화학을 연구하는 학자는 진화학자, 진화 생물학자, 진화학을 공부하는 학생은 진화학 전공자, 진화학을 지지하는 일반인은 정상인이 올바른 표현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단어의 올바른 사용을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각각의 부분에 대해서는 스켑티즈의 다른 글들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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